![]() ‘깨금’이라고도 불리는 개암은 밤보다 조금 작은 열매로, 양지바른 산기슭에 많다. 날로 먹거나 가루를 내어 과자를 만들어 먹고 기름을 짜서 먹기도 하는데, 옛날에는 등잔불을 켜는데 그 기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고소한 맛도 일품이지만 한방에서는 신체허약, 식욕부진, 눈의 피로, 현기증 등에 처방할 만큼 영양가가 높다. 개암나무는 예부터 신성시되어, 유럽에서는 젊은 남녀들이 개암을 가지고 사랑점을 치기도 한다. |

산에서 자라는 야생 배나무로, 지름이 5cm 남짓한 작은 열매를 맺는다. 엄지손톱만큼 작은 것도 있는데, 파란 가을하늘 아래 나뭇가지 가득 올망졸망 매달린 모습이 귀엽고 정답다.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배에 비해 단맛은 덜하지만 한입 베어 물면 풋풋한 향이 입안 가득 고인다. 단지에 넣어두고 살짝 삭혀 먹으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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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처럼 열매 속살을 먹는 가래는 여러 개가 이삭 모양으로 모여 달리기 때문에, 1~2개가 열리는 호두와 쉽게 구분된다. 열매 모양도 둥근 호두에 비해 길쭉한 편. 고소한 속살은 향긋하고 호두보다 덜 기름지다. 날로 먹어도 맛있지만 꿀에 재워두고 먹는 것도 별미. 다람쥐나 곰 같은 산짐승도 가래를 좋아해서, 가래가 떨어지면 냉큼 주워간다
![]()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약재로 유명한 으름덩굴은 산 언저리에서 자라 덩굴을 길게 뻗으며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간다. 자갈색을 띈 열매는 9~10월 경 익는데, 충분히 익으면 열매 껍질이 벌어지면서 흰 속살이 드러난다. 물컹하고 부드러우면서 단 맛이 나는 과육은 흔히 바나나에 비유되곤 한다. 까만 씨로는 기름을 짜고 잎은 나물로 먹으며 덩굴로는 바구니를 만들기도 한다. |
![]() 헛개나무 밑에서 술을 담그면 술이 물처럼 되어 버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술독을 푸는데 탁월한 약효를 갖고 있는 나무다. 열매는 9, 10월 쯤 갈색으로 익는데, 동그란 열매 뿐 아니라 울퉁불퉁한 열매꼭지도 함께 달여 먹는다. 지방에 따라 호깨나무(영남), 호리깨나무(전북), 볼게나무(울릉도)와 같은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
![]() 감나무과의 큰 키 나무로 새알만한 열매를 맺는다. 열매가 작아 ‘콩감’이라고도 하는데 경상도에서는 감만 못하다고 ‘김’이라고도 했다. 가을이 깊어질 무렵, 잎이 떨어지고 난 가지에 다닥다닥 붙은 고욤은 누르스름한 밤빛으로 익는다. 다 익어도 맛이 떫어 날로는 잘 안 먹고, 생즙을 내어 약용이나 염료로 쓰거나 감나무를 접붙이는 데 쓴다. |
![]()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덩굴나무로,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다 자란 잎으로는 떡을 싸기도 한다. 9~10월 쯤 동그란 열매가 빨갛게 익는데, ‘명감’ 또는 ‘망개’ 라고 불린다. 겨울까지도 달려있지만 떨떠름한 맛이 나서 식용으로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비록 맛은 없어도 종알종알 매어달린 빨강구슬은 가을 숲을 환히 밝히는 일등공신이다. |
![]() 높은 산의 정상이나 능선 부근에서 만나게 되는 마가목은 가을이면 콩알만한 붉은 열매를 다발로 드리운다. 열매는 날로 안 먹고 술을 담그거나 말려서 차를 끓여 마신다.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풀 중에서는 산삼이 제일이지만 나무 중에서는 마가목이 으뜸가는 약’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약재로도 사랑받는 나무다. |
![]() 9~10월 경, 온 나무를 빨갛게 뒤덮는 산사나무 열매는 맛이 시금털털해서 날로는 잘 안 먹고 술을 담그거나 말려 두었다가 약으로 많이 쓴다. 체한 데도 좋고 소화를 돕는다고. 봄에는 흰 꽃이 곱게 피고 가을에는 열매가 예뻐서 아파트 마당이나 공원에도 많이 심는다. 예수님의 가시면류관으로 이야기 되는 몇 개의 식물 중 하나로, 예부터 유럽에서는 산사나무가 벼락과 악마를 막아주는 나무라고 신성시했다. |
![]() 산기슭과 산골짜기, 돌담 같은 곳에서 나무나 바위를 타고 자라는 노박덩굴은, 10월 쯤 작고 동그란 열매가 노랗게 익는다. 다 여물면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속에 들어있던 붉은 씨가 드러나는데, 새들이 특히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열매는 말려서 여러 가지 약재로 쓴다. 여성의 생리통과 냉증 치료에 뛰어난 약효를 보인다. |
![]() 볕이 잘 드는 산에서 자라는 누리장나무는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강원도에서는 개똥나무라고도 부른다. 열매는 붉은 꽃받침에 쌓여 있다가 꽃받침이 벌어지면 드러난다. 알이 작고 보랏빛이 감도는 검푸른 열매는 흑진주처럼 영롱하다. 잎에서 가장 냄새가 심하지만, 봄철 어린잎을 데쳐 나물로 즐겨 먹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
![]() 초피나무는 강한 향과 매운 맛, 생김새까지 산초와 비슷하지만 잎이 더 쪼글쪼글하고 가시가 줄기에 마주 나 있다. 다 익으면 열매껍질이 터지면서 까만 씨앗들이 드러나는데, 9월 쯤 덜 여문 열매를 따서 그늘에 말린 뒤 열매 껍질은 가루를 내어 양념으로 쓰고, 씨는 기름을 짜낸다. 초피는 주로 추어탕과 같은 민물고기 요리에 비린내 제거를 위해 넣으며, 물고기를 잡을 때에도 활용한다. 껍질을 빻아 물에 풀면 진한 초피 냄새 때문에 물고기들이 기절을 해서 떠오른다고. |
![]() 가지가 해마다 한 층씩 돌려나서 여러 층을 이루는 층층나무는 그 생김새 때문에 ‘계단나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팔만대장경에 쓰인 나무 중 하나임이 밝혀지면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으나, 워낙 가지를 층층이 넓게 펴서 그늘을 지우므로 낮은 키의 다른 나무들의 생장을 방해하여 미움을 사기도 한다. 작고 동그란 열매는 9월 쯤 까맣게 익는데, 새들이 특히 좋아한다. |
![]() 잎이 넓은 포도과의 덩굴나무로 ‘머루’, ‘멀구’, ‘산포도’라고도 불린다. 9~10월 경 까맣게 익는 새콤달콤한 열매는 다래처럼 쪄서 말렸다가 오래 두고 먹기도 하는데, 말린 머루를 삶아서 먹으면 감기에 좋다. 특히 서리 맞은 머루는 쪼글쪼글하지만 맛도 더 좋고 약효도 뛰어나다 |
![]() 산지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오갈피나무는 ‘나무인삼’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약효를 인정받는 나무다. 어린 순은 초봄에 나물로 먹고, 껍질과 근피, 10월에 까맣게 열리는 열매는 약용 외에도 차나 술로 만들어 먹는다. 세계적으로 5백여 종에 달하는 오갈피나무 중에서도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은 가시오갈피다. |
![]() 머루와 함께 맛 좋은 야생과일을 대표하는 다래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손가락 굵기 정도의 둥근 열매로 풀색을 띄며 단맛이 강하다. 곰이나 너구리, 오소리 등의 산짐승도 무척 좋아하는 과일이다. 잘 익어서 쪼글쪼글한 것이 더 맛있는데, 10월 쯤 제 맛이 든다. 날로 먹어도 좋지만 차 또는 과일주를 담가 먹고, 꿀을 넣고 조려 정과를 만들기도 한다. 외국에서 들여와 재배하는 키위도 다래의 한 종류이다. |
![]() 때죽나무과의 쪽동백은 9월에 동그란 회록색의 방울 모양 열매가 달린다.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껍질이 갈라지면서 맨들맨들한 밤색 씨앗이 드러나는데, 날로는 못 먹고 기름을 짜서 이용한다. 옛 여인들이 구하기 어려웠던 동백기름 대신 머릿기름용으로 애용한 것이 바로 쪽동백 기름이었다. 동백나무 열매보다 작은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쪽’ 이라는 말이 붙었다. |